코로나로 망해서 컵라면 먹던 30대, '비누 거품' 하나로 인생 역전하다
한국 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는 베트남 청년 투안 씨, 그가 마주한 '근로장려금'이라는 낯선 희망. 세금을 내는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을까요? 투안 씨의 발자취를 통해 외국인 근로장려금 신청 자격의 엄격한 현실과 그 속에 담긴 진솔한 고민을 들여다봅니다.
베트남의 작은 마을에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투안 씨는 경기도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3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는 공장에서 '성실함의 대명사'로 통합니다. 매일 아침 누구보다 먼저 출근해 기계를 점검하고, 낯선 한국어 매뉴얼을 밤새 공부하며 기술을 익혔지요.
그가 받는 월급의 대부분은 베트남에 있는 부모님과 어린 동생들의 학비로 송금됩니다. 정작 자신은 편의점 도시락으로 끼니를 때우고 낡은 기숙사 방에서 생활하면서도, 가족들이 보내온 웃는 얼굴의 사진 한 장이면 모든 피로가 가시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가파른 물가 상승은 투안 씨의 얇은 지갑을 더욱 가볍게 만들었고, 그는 조금 더 나은 내일을 꿈꾸며 추가 근무를 자처하곤 했습니다.
어느 날 점심시간, 식당 게시판에 붙은 안내문 하나가 투안 씨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저소득 가구의 근로를 장려하고 소득을 지원하는 근로장려금 신청 안내'라는 문구였지요. 옆에서 식사하던 한국인 동료들이 "올해는 장려금이 좀 더 늘어났다던데, 투안 너도 한번 알아봐"라며 말을 건넸습니다.
투안 씨에게 '근로장려금'이라는 단어는 너무나 생소했습니다. 국가가 일하는 사람에게 돈을 직접 준다는 개념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나는 외국인인데, 한국 정부에서 나에게도 그런 혜택을 줄까? 혹시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건 아닐까?'
설렘보다는 혹시 모를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과 의구심이 앞섰습니다.
퇴근 후 기숙사로 돌아온 투안 씨는 낡은 노트북을 켜고 '외국인 근로장려금 신청'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쏟아지는 정보들은 그를 더 혼란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어떤 글에는 외국인은 안 된다고 적혀 있었고, 어떤 글에는 특정한 조건이 있으면 가능하다는 복잡한 설명이 붙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장 큰 갈등은 '자격'의 문제였습니다.
대한민국 근로장려금은 원칙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투안 씨는 실망하며 노트북을 덮으려던 찰나, 예외 조항을 발견했습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자와 혼인한 자' 혹은 '대한민국 국적의 부양자녀가 있는 자'라면 신청이 가능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미혼인 투안 씨는 이 조건에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투안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자신도 한국 사람들과 똑같이 공장에서 땀 흘려 일하고, 매달 월급에서 꼬박꼬박 세금을 내고 있는데 혜택의 문턱에서는 '외국인'이라는 선이 그어지는 현실이 서글프게 느껴졌습니다.
동료들이 장려금을 받아 고향에 내려가거나 밀린 월세를 낸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그는 자신이 이 사회의 일원이 아닌 단지 '잠시 머물다 가는 손님'일 뿐이라는 생각에 소외감을 느꼈습니다.
그는 동네 주민센터를 찾아가 공손하게 물었습니다.
"저도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고 세금도 내는데, 왜 신청할 수 없나요?"
상담 직원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법적 근거를 설명해주었지만, 투안 씨의 마음속에 생긴 응어리는 쉽게 풀리지 않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돈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노동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 하는 한 인간의 절실한 마음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도 투안 씨와 같은 성실한 외국인 노동자들의 권익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상호주의 원칙과 다문화 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정책적인 변화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입니다. 비록 당장 투안 씨가 직접적인 혜택을 받기는 어려웠지만,
유관 단체들의 도움을 받으며 자신이 누릴 수 있는 다른 복지 혜택과 연말정산 환급금 등을 꼼꼼히 챙기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투안 씨는 깨달았습니다. 비록 근로장려금이라는 특정 제도의 혜택을 받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이 흘린 땀방울이 한국의 산업 현장을 지탱하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요. 그는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 맸습니다. 제도의 문턱은 높았지만,
그 문턱을 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동료들과의 유대감도 더욱 깊어졌습니다.
몇 달 뒤, 투안 씨는 베트남 동료들에게 근로장려금 신청 자격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는 역할을 맡게 되었습니다.
"결혼을 했거나 아이가 있는 친구들은 꼭 신청해봐. 이건 우리가 낸 세금으로 받는 정당한 권리야."
라고 조언하며, 자신처럼 실망할 친구들에게는 미리 정보를 나누어 주었습니다.
투안 씨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국적이라는 기준이 공동체의 혜택을 나누는 유일한 잣대가 되어야 할까요?
성실히 일하고 책임을 다하는 모든 이들이 차별 없이 존중받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진정한 선진국의 모습일 것입니다. 투안 씨는 오늘도 공장으로 향합니다. 그의 가방 안에는 가족의 사진과 함께, 언젠가는 더 넓어질 한국의 복지 지도가 담긴 안내문이 소중하게 들어있습니다.
베트남 외국인을 포함하여 외국인이 한국에서 근로장려금을 신청하려면 아래 조건 중 하나를 반드시 충족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자와 혼인한 상태일 것
대한민국 국적의 부양자녀가 있을 것
단순히 거주하거나 일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신청이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하지만 연말정산을 통해 세금을 환급받는 것은 국적과 상관없이 가능하므로, 성실한 근로자라면 자신의 권리를 꼭 챙기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낯선 땅에서 꿈을 위해 달리는 모든 분을 응원하며 글을 마칩니다.
댓글
댓글 쓰기